본문 바로가기

주식/월간 투자 보고서

수미숨의 연간 투자보고서(2015년 7월~2016년 6월)

#0. 첫 월간 투자보고서를 작성해보다!


2015년, 2월 입사한 신입사원 나부랭이. 나름 평소에 재테크에 관심이 있었던지라 입사하자 마자 [급여 - 고정비 - 생활비 = 저축]이라는 공식을 갖고 철저하게 1년, 3년짜리 적금과 청약을 분할해서 꽤 많은 금액을 저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오늘이죠. 7월 1일 월급 외에 상여급이 들어오더군요. 매달 월급에서 적금으로 불입되는 금액 외에 추가로 현금이 들어왔는데 딱히 사고싶은건 없고 여유 돈으로 펀드를 해볼까 하다가 은행에서 위탁계좌를 만들어 주식을 시작하게 됩니다.


증권계좌에 돈을 이체하고 MTS를 설치한 후 매수를 하려고 보니 뭘 사야할지 모르겠길래 일단 평소 익히 들었던 회사들과 학교 전공 수업에서 모의투자를 하며 알게 된 주식들을 몇 개 찾아보고 무작정 매수를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정확히 365일이 지나 1년이 지난 오늘이 왔네요.


 

#1. 그동안 뭘 사고 팔았습니까?


1년 동안 생각보다 매매는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주식을 시작한 시기에 주변에 주식을 하는 지인들이 가치투자 성향의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분들이었기에 다행히 처음에 길을 잘 접어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은 사실 벨류에이션이고 차트고, 재무제표고 어느 것 하나 분석이라기 보단 추측과 예상으로만 종목을 선별했습니다. 이런 허접스러운 종목선별 과정에서 지켰던 두 가지는 '시총이 큰 우량주 위주의 회사' 혹은 '시장점유율 3위 안에 드는 회사'였죠.


[LG전자]의 경우 매수했던 2015년 7월 당시 제가 곧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기에 가전제품 쪽에 많은 것들을 알아보던 시기였습니다. 스마트폰은 항상 죽을 쓰던 LG였지만 백색가전은 그래도 삼성전자보단 좋은 평을 많이 들었고 G5가 곧 출시될 예정이며 근 10년간 최저가라는 뉴스기사를 봤죠. 망할 것 같진 않고 곧 오를 것 같았습니다. G5 출시일이 다가옴에따라 주가는 꾸물꾸물 오르더니 수익률은 20%가 넘었고 이제 언제 팔아야하는지 타이밍을 못잡으며, 사는 것 보다 파는게 더 어렵다는걸 알게됐습니다. 매도 타이밍을 못 잡다가 아침에 출근길에 신문에 LG G5와 삼성 갤럭시S7 출시일이 비슷하며 LG G5의 호평이 이어지더군요. 이때다 싶어 팔았고 결과는 아직까지 어깨와 머리 사이에서 팔아서 잘 팔았다고 생각이 드네요. 배당도 소액이긴 하지만 10주 사서 4,000원을 받았으니까요 ㅎㅎ


[하이트진로]는 소비주이고 역시 최근 주가흐름보고 저점이다 싶어 매수했고, 소주값인상 이슈로 인해 꽤 올랐을 때 팔았답니다. 매년 배당도 주고 꾸준히 소모되는 소비주이고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살 생각으로 익절 후 재매수했습니다. 배당을 제외한 수익률 22.81%정도에 배당도 20,000원이나 받았으니 실제 수익률은 세후 26.5%정도 되겠네요.


[다나와] 역시 결혼 혼수 준비하며 가격비교를 하다 자연스럽게 다나와를 접했고, 기존의 컴퓨터와 가전제품 가격비교 외에 자동차 쪽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힐 이슈와 사업 특성상 생산설비나 부동산에 소모되는 비용도 별로 없고 현금보유도 빠방해서 구매했습니다. 그러다 2016년 1분기 실적발표가 공시됐고 그날 요동치던 장에서 꽤 좋은 타이밍에 매도하여 괜찮은 수익을 기록했네요. 아직까진 좋은 지점에서 익절한거 같습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그저 투에니원과 빅뱅 둘 중 하나는 올해 컴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매수했는데 기관이 꾸준히 매수해주더군요. 특별한 분석도 안 했고 엔터주는 그저 이슈로 주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느꼈는데 자세히 찾아보니 투에니원의 공민지양은 탈퇴를, 빅뱅 멤버들은 곧 군대를 다들 갈 예정인 것 같아 제 예상과 맞닥들이는 결과가 없어서 매도했습니다.


그 외에 [화신테크], [우수AMS], [영진약품], [용평리조트]는 제가 4월달에 손목이 안 좋아 병원에 보름정도 입원했을 당시였습니다. '전기차 테마주'와 해태제과를 위시한 '공모주'가 인기였을 시기였는데 평소같이 회사에 있었다면 업무시간 중 주식거래 자체를 못 했겠지만 입원 중이라 실시간으로 주식시장을 느낄 수 있었고 <뇌동매매>라는걸 처음 해봤는데 역시 제 스타일은 아니라는걸 깨닫고 66,608원이라는 수업료를 지불하고 다시는 뇌동매매를 안 하게 되었습니다. -_-v



#2. 소소하지만 '배당'이란 것도 받아보다.


2015년 7월부터 12월까진 투자 원금이 250만원 정도로 지금에 비하면 소소하게 주식투자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마냥 매수하여 갖고 있던 주식들이 신기하게 모두 배당을 줬습니다. 3월 말 쯤 되니 통장에 왠 돈이 들어오길래 뭔가 싶었는데 배당금이더군요. 소액이지만 배당의 맛도 느껴봤습니다. :D 



#3. 본격적으로 '주식 공부'라는걸 하여 '포트폴리오'라는걸 구성하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제 주변에 저와 주식과 관련하여 많은 대화를 하는 지인 두 명은 정확히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인지라 전 참 괜찮은 길로 초반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가투소(가치투자연구소)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많은 고수님들의 투자보고서와 종목 분석을 보며 재무제표 읽는 법, 가중치를 둬야할 항목들, 업종별 특성 등등 많은 것들을 공부하게 되었고, 기존의 '최근 주가 추이'와 '어줍잖은 예상'으로 종목을 선정하던 것에서 재무제표, 산업특성, 차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종목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저만의 원칙도 세워가고 있구요.


그러면서 느낀거 '이만큼 종목을 분석을 했고 확신이 들어 매수한 종목이기에 떨어지면 싸게 더 모을 수 있는 기회고 오르면 내 분석이 맞았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되더군요. 그래서 제가 올해 2월에 주식시장이 많이 하락했던걸 전혀 몰랐고, 이번 브렉시트 역시 추가 매수의 기회로 여겨졌습니다. 브렉시트 때 올라온 수많은 과거 선배님들의 경험담, 매 월말 올라오는 많은 분들의 소중한 투자보고서 등을 보며 더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더라구요.


아직 포트폴리오가 완성되진 않았고 종목 수도 많지만 겹치는 산업분야(금융 쪽 종목이 꽤 많죠?ㅠㅠ) 별로 어느정도 분산하여 10개 종목 내외로 맞출 생각입니다.



#4. 잠깐 한눈도 팔아봤던 6월!


6월엔 기존에 사용하던 증권사 외에 다른 증권사의 비대면계좌를 개설하여 몇 몇 종목을 매수해보았습니다. 이 계좌를 만든 이유는 기존 계좌가 매매 횟수가 적어 재미가 없다고 느껴서였죠. 즉, 곧 오를 것 같은 것들을 담아서 1달 내외로 보유한 후에 매도하겠다!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이 역시 제 성향과 맞지 않다는걸 1달 만에 느꼈습니다. 중간에 브렉시트로 꽤 많이 떨어졌지만 담아둔 종목들이 +가 되면 다 팔아서 원래 계좌에 구성한 포트폴리오 종목을 추가 매수 하려구요.



#5. 앞으로의 5년, 원칙과 분석 그리고 공부로 펀드를 운용하자!


2015년의 하반기에 투자한 원금이 250만원임에 비해 2016년 상반기에 투자한 원금은 1,600만원입니다. 소소하게 상여금이나 성과급 같은 여유돈으로 주식투자를 재미로 해보려다가 재미가 아닌 삶의 일부로 애정을 갖고 해보려 마음을 먹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부모님 도움 하나도 안 받고 결혼도 잘 했고 빚도 없는 상태의 저와 와이프, 맨날 퇴근하고 집에 와서 노트북으로 주식 찾아보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더니 '주식이 그렇게 재밌냐!?ㅋㅋ'하길래 위에 쓴 내용들을 말해줬고, 이야기를 들은 와이프는 우린 아직 젊고 예적금으로 돈 모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니 적금 70% 주식 30%의 비중을 반대로 주식 70%을 가기로 했습니다. 매달 200씩 매수한다는 가정, 현재 포트폴리오 가다듬어 5년 후 배당금 포함 2억 만들기 목표로 해보려합니다. :D



쓰다보니 월간보고서지만 내용은 연간보고서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주식을 시작한지 딱 1년이 되는 날 처음 쓰는 보고서기에 그럴 수 밖에 없나봐요. 7월 말엔 좀 더 가다듬어진 포트폴리오로 월간보고서 올리겠습니다. ^^*